출국 준비
국내 캠프가 끝나고 한두달 쯤 있으니까 LG 쪽에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는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해외에 가는 것이었어서 여권이 만료되어 있어 재발급도 받고, 여행가방도 새로 사서 짐을 싸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했다. 이번 캠프는 해외에서 이런 기술 관련 캠프를 운영하는 Digital Media Academy라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참가하는 형태여서 DMA에서 요구하는 정보들도 제출했다. 준비하면서 다른 할일들도 하다 보니 어느새 출국 날짜가 되었다.
공항
약속 시간에 절대 늦지 않으려고 공항에 최대한 일찍 가서 로밍하고 밥을 먹었는데도 시간이 남아서 카페에 앉아 해외에서 집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Tailscale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다가 시간이 되어서 집결 장소로 모인 뒤, 다 같이 출국 심사를 하러 갔다. 그 뒤로 출국장에서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1일차
공항을 나와서 첫 장소로 이동하는데 고속도로 옆 표지판들이 눈에 띄었다. Vercel, Framer, Stripe, Notion 등 친숙한 스타트업들의 로고가 보이니까 정말 내가 실리콘밸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막 사진을 찍었다.



도착하고 처음으로 간 곳은 Exploratorium이라는 과학 박물관이었다. 2019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왔을때 정말 기억에 남았던 장소 중 하나였는데, 다시 방문하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

이곳의 특징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는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직접 실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책에서만 보던 빛의 간섭, 기체 입자들의 운동, 공진 현상 등을 여러 값들을 조작하면서 실험할 수 있었다. 또한, 박물관 내부에 직원들이 실험을 통해 시설물을 만들고 관리하는 공간을 두어서인지 고장난 시설물들이 거의 없어서 우리나라의 과학관을 많이 다녀본 나로서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관을 나와서는 앞으로 생활하게 될 기숙사에 갔다. 기숙사는 Menlo College라는 스탠포드 대학교 근처에 있는 작은 경영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대학교 내부에 있었는데, 시설이 꽤 괜찮았다. 첫날이어서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라 혼자 좀 놀다가 ‘비교적’ 일찍 잤다.

2일차
처음으로 간 곳은 망해가는 인텔 본사였다. 당시 새 CPU에서 칩이 스스로 망가지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결국은 파운드리를 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딱히 본사 건물 내부에는 들어가 볼 수 없어서 비지터센터만 방문했다. 과거 인텔 칩들과 파운드리, 탑재된 기기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규모가 작아서 빨리 끝났다.
다음으로 간 곳은 이번 캠프를 LG에서 갔기에 방문할 수 있었던 LG Technology Ventures 였다.


최근 진로 고민을 하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a16z나 Y Combinator 등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직접 방문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직원 분들께서 벤처 캐피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나서 LG Tech Ventures에서 투자를 한 사례 몇가지를 소개해 주셨는데, 그중 Figure라는 LLM을 이용해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나와서 신기했다. (나만 알았다)
말씀이 끝나고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큰 성장을 하기 위해 벤처 캐피탈의 투자를 받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스스로 자본금을 모아서 회사를 키우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투자를 받는 경우, 회사 규모가 빠르게 커지지만 나중에 여러 제약이 있을 수 있고, 자본금을 모으는 경우 성장이 느리지만 그만큼 모든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등 장단점이 있어 실제 벤처 캐피털 직원 분들의 생각이 궁금했었는데, 결국은 정답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나오기 전 사무실을 구경했다. 역시나 큰 돈을 관리해서 그런지 사무실이 정말 넓고 멋있었다.

다음으로는 구글 본사로 향했다. 최근에 구 서울역 역사에서 열린 헤더윅 스튜디오 전시에서 유명한 건축가인 BIG 와 협업해서 설계한 구글 신사옥을 감명깊게 봤었는데, 실제로 가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도착하자마자 웅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Gradient Canopy라고 불리는데, 그냥 일반적인 건물들로 이루어진 기존 사옥과는 다르게 굉장히 큰 하나의 건물을 만들어 두고 공간을 나누어 두었다. 또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거대한 천막처럼 설계를 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구글 자전거도 똑같이 있어서 반가웠다. 탈 수 있는지 몰라서 안탔다.
잠깐 구글 스토어에 들러서 chrome://dino에 나오는 공룡과 선인장 피규어(?)와 티셔츠를 사고 구글 직원 분을 만났다. 이분은 AAOS (Android Automotive OS) 쪽에서 근무하시는 분이었는데, 아쉽게도 Gradient Canopy 건물은 AI 팀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대신 기존 사옥 쪽을 투어했다.
이후에 근처 야외 식당에 앉아서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항상 알고리즘 공부보다는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언가를 배우는 방식을 좋아했는데, 실제 회사에서 일을 할때는 (입사 시험 말고) 알고리즘들을 그냥 공부해서 쓸 일이 많은지에 대해 여쭤보았다. 답변을 들어 보니 꼭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디자이너도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으면 협업을 할 떄 도움이 되는 등 좋은 점들이 많다고 하셔서 좀 공부를 해보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질문한 것들도 있었는데, 한국과 이곳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라고 하셨다. 여기서는 어디서 일을 하는지, 언제 일을 하는지는 신경쓰지 않고 그저 주어진 업무만 완료하면 된다고 하셨다. 다만 순다 피차이가 CEO가 된 후부터는 이런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셨다. 잠시 시간이 남아서 구글에서는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일을 하는지 여쭤봤는데, 구글이 Git보다 먼저 생겼기 때문에 독자적인 버전 컨트롤 도구를 사용한다고 하셨고, 또 데비안 기반의 gLinux라는 자체 OS를 사용한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우리가 하루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에 돌아가니 앞에서 소개한 Digital Media Academy 캠프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함께 밥을 먹고, 룸메이트와 잡담을 했다.
3일차
처음으로 스탠포드에 갔다.

정말 캠퍼스 분위기가 좋았다. 스탠포드 특유의 스타일이 모든 건물에 적용되어 있어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첫날에는 아마 임시로 팀을 정하고, 진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스탠포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장소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 같은 것을 진행했었는데, 유명한 타원 모양 정원과 후버 타워를 볼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진짜 팀을 정하고 잠깐 어떤 과정이 진행될 지 안내를 받은 후 진짜 팀을 정했다.
4일차
본격적으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스탠포드에서 만든 AI 플랫폼 크레딧을 주고 LLM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배웠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건지 좀 쉬웠다. (같이 간 사람들도 쉽다고 했다)
(잘 기억이 안난다…)
5일차

Computer History Museum에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2019년에 왔을 때 방문을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올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또 전시를 보면서 영상을 찍어서 제출하라고 해서 좀 힘들긴 했다. 특히 팀이 두 명은 조용하고, 한 명은 자기 생각을 강제(…)하는 타입이어서 뭔가 결정하기가 좀 그랬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봤을지는 모르겠다..ㅋㅋ)
그래도 정말 박물관 이름에 걸맞게 컴퓨터의 발전을 로그표부터 시작해서 아이폰 정도까지 정말 쭉 전시해 두어서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재미있게 봤다.







이 외에도 에니악(이거나 비슷한 시대의 컴퓨터), 도마와 결합된 컴퓨터(?), 구글 서버 등 정말 많은 것들을 봤다.
근..데 이 다음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ㅋ 아마 팀과 함께 디자인 씽킹을 시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6일차
이날도 하루종일 교육을 했다. 이때쯤 진행이 파악이 되었다. (이제?) 이 캠프(미국 DMA에서 운영하는)는 이름에는 인공지능이 들어가지만, 뭔가 기술에 치중하기 보다는 그냥 이를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만 두고, 삶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점점 발전해 나가는 방법(디자인 씽킹)과 협업 같은 것들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르고, 각자 지식 수준이 다양한 집단에게 뭔가 디테일한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렇지만 그 대신 배우도록 한 것들이 빠른 기간 안에 가르치느라 실제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시장 조사도 제대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리 조는 고집이 센 미국인 분의 주도로 이미 있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
솔직히 나보고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 많은 내용을 모두 가르치라면 이런 식으로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배우는 입장에서는 실제 국내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도, 그 이전에도 더한 수준으로 진행을 해봤기 때문에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부터는 배구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전에 외국인들이 하던 게임에 한 번 다 같이 껴봤다가 재미있어서 계속 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밤에 체육관이 열려 있는것을 발견하곤 새벽까지 배구를 했다.
7일차
5일차에 이어 밖으로 나갔다. 근데 하루 종일.
먼저 테슬라 팩토리 투어를 하러 갔는..데 조가 나뉘어서 좀 기다리는 동안 일단 근처 타겟에 갔다. 딱히 뭐 별건 없었지만 마트에 LP가 있어서 놀라긴 했다.


테슬라 공장을 트램을 타고 한 바퀴를 돌았는데, 정말 엄청났다. 사진을 촬영하지 말라고 해서 찍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로. 한 공장에서 차 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 프레스, 조립 라인, 창고 등 모든 시설이 한 공장 안에 있다. 또 상당부분 자동화가 되어있어 내부 조립 외에는 거의 모든 과정을 로봇팔이 진행하는데, 정말 신기했다. 일론스럽게(?) 사무실도 공장 한쪽에 있는데 막혀있긴 해도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공장 견학이 끝나고 사이버트럭을 타볼 수 있었다.

딱 봤을때는 정말 웅장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근데 막상 문을 열려고 다가가니 캘리포니아 여름 해에 달궈진 금속판을 그냥 만지기는 좀 무서웠다. (다행히 손잡이는 금속이 아니었다) 안에 들어가보니 앞유리가 정말 크긴 한데, 그 외의 생각은 별로 안들었다.
다음으로는 Pier 39에 갔다.

잠깐 물개를 보고

식사를 한 뒤 금문교를 보러 갔다.

TBD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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